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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는 희망이 없다 (1편 : 대 탈출 계획)

고군분투 2024. 12. 22.

Intro. 쓰라림과 후련함

드디어 처분했습니다. 다시는 투자하고 싶지 않은 국내 주식시장을 정말 두 손 털고 떠나버렸습니다.

속이 쓰리면서도 후련하네요. 약 4년 동안 묵혔던 체증이 싹 씻겨 내려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그동안 주식투자로 돈을 벌겠다는 90%의 의지와, 10% 정도의 작은 애국심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를 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양대 주식시장인 코스피(KOSPI)와 코스닥(KOSDAQ)에 투자를 하면 기업이 설비를 확충하거나 R&D 규모를 늘리고, 그렇게 기업이 투자를 지속하면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용률이 올라가며, 고용률이 올라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내 임금도 올라가고, 임금이 올라가면 출산율도 늘고 올라간 임금으로 또 기업에 투자를 하는, 이 같은 복합적인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경제 논리에 입각한 저의 국내 주식 투자 철학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애국심만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조그만 애국심마저 없었다면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만 매달려 있지는 않았을 거라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국내 주식시장이 돌아가는 행태를 보아하니, 기업이 살아나는 것은 고사하고 나부터 죽어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12월 11일 9시 정규장이 시작하자마자 제가 가지고 있던 전 종목의 전체 물량을 매도해 버렸습니다.

국내주식은_희망이_없다_1편_표지

사건의 발단

국내주식을 다 매도하기로 마음먹게 된 단 하나의 특별한 사건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느꼈던 회의감들이 누적되어서 벌어진 일이었죠. 굳이 몇 가지 사유로 나누자면, 1) 실적과는 상관없이 널뛰기하는 주가  2) 지정학적-정치적 리스크  3) 시대착오적인 기업의 주주환원정책  4) 박스권에서 요지부동하는 지수 등이 있겠습니다. 

1. 실적과는 상관없이 널뛰기하는 주가

저는 투자를 책으로 배워왔지만 지금까지는 무난하게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주식에 대략 3,000만 원 정도를 투자하여 약 4년 동안 5,363,818원의 수익을 실현하기도 하였고, (매매수익 : 3,859,317원, 배당수익 : 1,504,501원) 증명할 길은 없지만 미실현수익까지 하면 최고 4,200만 원까지 자산이 불어났으니까요. 복리기준으로 하면 연평균 8.8%의 수익률이네요. 물론 높은 수익률은 아니지만, 일단 시장은 이겼으므로 나쁜 성적인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KOSPI 5개년 연평균 상승률 : 3.37%).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종목을 잘못 고른 탓도 있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실적과는 관계없이 테마로만 묶여야 주가가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늘 들었습니다.

국내_주식시장_풍자_밈
국내 주식시장 풍자 밈

우스갯소리로 돌아다니고 있는 밈인데, 국내 주식시장을 경험한 투자자라면 격하게 공감하실 겁니다. 웃기지만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국내 주식시장의 현주소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지정학적-정치적 리스크

세계열강에 둘러싸인 것도 모자라 북한이라는 큰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은 외국인들로 하여금 발 뻗고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투자처는 아닌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수익률이 좋은 사업이라고 해도 저보고 시리아 같은 분쟁지역에 투자하라고 하면 당연히 하지 않을 거니까 말이죠.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위상과 선진화된 문화적인 측면만 놓고 보자면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있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지잖아요. 그 와중에 이번 사태와 같이 성숙하지 못한 국내 정치사정도 제가 국내 주식시장에 포기선언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3. 시대착오적인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일단 자타공인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라 불리는 삼성전자의 배당 내역이 정말 결정적인 큰 한 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1년 1분기에 배당을 찔끔 올리고는 24년 현재까지 단 1%도 올리지 않았는데요, 21년도 1분기에 올라간 배당상승률도 고작 1.98%에 불과합니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주주환원정책에 소극적인 국내 주식시장에는 더 이상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주주환원정책을 잘 이행하는 기업도 있지만, 주가상승이 지지부진하기도 하고 (예 : LG유플러스), 무엇보다 '미국 주식시장에는 널리고 널린 게 좋은 회사인데 굳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찾겠다고?' 하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삼성전자_배당금_지급_리스트
삼성전자 5개년 배당금 지급 리스트

4. 박스권에서 요지부동하는 지수

일전에 코스피의 10년, 20년, 30년 상승률에 대해서 한 번 다뤘었는데요. 미국 나스닥 지수와 비교하자면 참 처참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죠. 미국 주식은 매수하고 묻어만 두어도 연 11%의 수익률이 나오는데, 나는 여기서 아등바등해야 8% 남짓의 수익률을 얻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2편에서 계속)

 

https://laureaten-economy.tistory.com/57

 

나스닥 지수와 코스피 지수 상승률 비교 (10년, 20년, 30년) : 1편

Intro. 정말 미국 주식이 정답일까?국내 주식에 투자하시는 분들이라면 '차라리 미국 주식에 투자해라, 장기 투자 할 거면 미국 주식이 답이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저는 운 좋

laureaten-economy.tistory.com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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